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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농사짓다 보니
우리가 먹는 밥도 다시 보게 된다.
밥 한 그릇에 들어 있는 밥알 하나하나가
소중하게 느껴졌다.
어느 날인가 ‘밥 한 그릇에
밥알이 몇 개나 들어 있나’가 궁금했다.
우선 밥 한 술을 떠 밥알을 헤아려보았다.
막상 해보니 밥알이 뭉쳐 쉽지가 않다.
하나씩 떼어내다가 포기했다.
그렇다고 한번 생긴 호기심을 거둘 수는 없었다.
다시 틈을 보다가 한 가지 꾀가 났다.
거꾸로 해보는 것이다.
밥을 하기 전에 쌀알을 헤아리는 것이다.
쌀 한 공기면 밥 두 공기가 조금 더 된다.
쌀알 또한 한 그릇을 다 헤아릴 수는 없다.
내 머리는 쉴 사이 없이 굴러간다.
한 공기에 든 쌀알이 몇 숟가락인지를 헤아리면 되리라.
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쌀알을 계산하니
밥 한 공기는 대략 2400알이다.
학교 다닐 때 산수 공부를
이렇게 했다면 참 재미있었을 텐데.
그러나 한편으로는
나 자신이 조금 창피하기도 했다.
밥 한 그릇에 담긴 밥알을 계산하고 있다니.
나만 그런가 하고 인터넷으로 알아보니
나처럼 궁금해하는 사람이 뜻밖에 많았다.
어떤 사람은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은 다음
물에 헹구어 헤아리면 쉽다는 정보를 올려놨다.
그 탐구심에 견주면 나는 아마추어다.
그런데 밥 한 그릇을
얼마나 많이 펐느냐에 따라 그 답은 천차만별이었다.
2000알에서 9000알에 이르기까지.
나만의 은밀한 취미(?)를
인터넷에서도 확인하니
이제 이를 당당히 밝히는 것도 좋을 듯하다.
그렇다면 밥 한 그릇이 되자면
어린 모를 몇 개 심어야 하는가?
벼는 품종과 날씨, 그리고 땅의 조건에 따라
분얼에 차이가 많다.
벼는 무더운 날씨를 좋아한다.
우리 산골은 5월초까지 서리가 내릴 정도다.
내 경험으로 우리 논에 벼는 분얼이 평균 7개 남짓이다.
벼 이삭 하나에는 낟알이 100여 개 달린다.
그러니까 모 하나를 심으면
이삭이 일곱이 되고 총 낟알 수는 700알 정도.
모를 심을 때 한 번에 서너 개를 심는다.
모가 약하다면 4∼5개를 심기도 한다.
그리고 벼꽃이 핀다고
모두 다 충실하게 쌀알이 영그는 게 아니다.
이 모든 걸 평균해보면
우리가 심는 벼 한 포기에는
낟알이 2000∼3000알 달린다.
벼 한 포기 땅에 꽂을 때마다
밥 한 그릇을 심고 있는 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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